회사 직원인 척 은행에서 34번 계좌를 열었고, 징역 1년 4개월 실형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17년 초 대포통장을 모으는 사람에게서 「법인 직원인 척 계좌를 열어 통장과 카드를 넘겨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3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실체 없는 회사들의 사업자등록증과 위임장을 들고 은행을 찾아가 34번 법인 계좌를 열었습니다. 계좌를 열 때마다 통장·카드·OTP를 넘기고 비밀번호도 알려줬는데, 첫 건에 받은 돈은 현금 9만 원이었습니다. 이 계좌들은 실제로 사기 범행 등에 쓰여 피해가 났습니다.
누구의 무슨 업무를
은행 계좌 개설 34회 · 접근매체 전달 34회
유리하게 본 사정
- 반성하고 있는 점
-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불리하게 본 사정
- 지시에 따라 회사 직원 행세를 하며 유령회사 명의로 계좌를 열고 접근매체를 넘긴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은 점
- 개설한 법인 계좌와 넘긴 접근매체의 수가 많은 점
- 계좌와 접근매체가 실제로 사기 범행 등에 쓰여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자 수와 피해금액이 상당한 점
- 불법적인 일에 쓰일 것을 잘 알면서도 상당한 기간 범행을 반복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1항)는 속임수로 남의 업무를 방해하면 성립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은행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공소가 막히지 않습니다. 판결은 유령회사를 정상 회사처럼 꾸미고 직원이라는 위임장을 낸 것을 속임수로 봤습니다.
피고인이 계좌를 열 때 받은 확인서에는 「통장·카드·비밀번호 등을 남에게 넘기거나 빌려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대리인으로 한 행위도 처벌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여기에 「설명 들었음」이라고 체크했습니다.
이 재판에서 배상명령 신청이 있었지만 각하됐습니다. 배상명령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이 정한 죄에만 낼 수 있는데, 업무방해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은 거기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상명령이 각하돼도 민사소송으로 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길은 남습니다.
같은 날 같은 은행에서 연 계좌들은 한 번의 업무방해로 묶었고, 같은 날 함께 넘긴 접근매체도 한 죄로 묶었습니다(상상적 경합). 네 건의 공소가 한 재판으로 합쳐져 선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