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명의대여 — 실제 판결 12건
형량이 가벼운 순서입니다. 눌러보면 왜 그 형이 나왔는지 나옵니다.
한 푼도 못 받은 사람이 셋인데 벌금과 집행유예가 나왔습니다. 남의 이름을 쓰거나 내 이름을 빌려주는 순간, 그 이름으로 벌어진 일이 통째로 따라옵니다. 얼마를 챙겼는지는 그다음입니다.
이름을 빌려준 뒤에 오는 것들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쓰인 계좌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지급정지됩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 재판은 한참 뒤입니다. 그런데 형이 정해지고 나면 한 번 더 옵니다.
금융감독원은 통장·카드·보안카드 같은 접근매체를 넘기거나 빌려준 사람, 계좌 정보를 넘긴 사람을 「전자금융거래제한대상자」로 지정합니다 (제13조의2). 기간은 형사에서 무엇을 받았느냐로 갈립니다.
| 형사에서 받은 것 | 전자금융거래 제한 |
|---|---|
| 벌금형 | 선고받은 날부터 3년 |
| 징역형 (집행유예 포함) | 선고받은 날부터 5년 |
지정되면 금융회사는 그 사람의 전자금융거래를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제13조의2 제3항).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체크카드, 간편결제가 한꺼번에 막힙니다. 창구에 가서 종이로 처리하는 것만 남습니다. 월급 통장, 자동이체, 카드 결제가 전부 걸리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는 벌금보다 이쪽이 훨씬 오래 아픕니다.
집행유예를 받으면 감옥에 가지 않는 대신 이 제한은 5년입니다. 벌금이면 3년입니다. 형이 가벼워 보여도 통장이 막히는 기간은 두 해가 더 깁니다.
여기에 더해 금고 이상의 실형이면 공무원 임용 결격이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면 유예기간이 끝난 뒤 2년, 선고유예면 그 기간 중에 걸립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공기업과 각종 자격시험이 이 조항을 그대로 따라 쓰는 곳이 많습니다.
근거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 제13조의2 ·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명의도용·명의대여, 알아두면 다른 것
가족이라도 위임 없이 쓰면 위조입니다
배우자나 부모의 이름으로 서류에 서명하는 것은 「대신 써 준 것」이 아니라 사문서위조입니다(형법 제231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그 서류로 휴대폰이나 대출을 받으면 사기가 더해집니다.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려면 그 위임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 목록의 사건에서 배우자의 신분증을 지참하고 있었고 대리점 직원도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대리인 자격을 적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대리인) 아무개」라고 쓰는 것은 자격모용사문서작성이라는 별도의 죄가 됩니다.
통장을 넘기면 대가가 없어도 처벌됩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합니다(제6조 제3항). 대가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성립하고, 대가를 받거나 범죄에 쓰일 것을 알면서 빌려준 경우는 더 무겁게 봅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접근매체에는 통장과 체크카드만이 아니라 비밀번호, OTP, 공동인증서가 모두 들어갑니다. 「빌려준 것이지 판 것은 아니다」는 구분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 계좌가 실제로 사기에 쓰이면 사기방조로 따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이 목록에서 체크카드 한 장을 빌려주고 50만 원을 받은 사람이 징역형을 받은 것은, 그 카드로 피해가 발생했고 같은 죄로 두 번 벌금을 낸 전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푼도 안 받아도 공범이 됩니다
이 목록에서 손에 쥔 돈이 0원인 사람이 셋인데 모두 처벌받았습니다. 집 명의만 빌려준 사람은 대출금 1억 2,000만 원이 자기 계좌를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 사기죄의 공동정범이 됐습니다.
공동정범은 이익을 나눴는지가 아니라 「그 범행의 실현에 기능적으로 기여했는지」로 판단합니다. 명의가 없으면 범행이 성립하지 않는 구조라면, 명의를 댄 것 자체가 핵심 기여입니다. 전세사기에서 이른바 바지 임대인이 같이 기소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가담이 불분명하면 무죄가 납니다. 같은 사건에서 중고차와 대출 부분은 진술이 계속 바뀌어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범행이 끝난 뒤에 돈 일부를 함께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동정범이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