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버리겠다」고 했는데 무죄였습니다
이 사건, 처벌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 12. 23.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등), 협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사건(2022고합360)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죄명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등), 협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 선고
- 무죄
- 무엇을 했나
- 전화 1회 · 문자메시지 10건
- 양형기준
- 형법 제283조 제1항 ·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3호
-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3. 선고 2022고합360
무슨 일이 있었나
2019년 8월 6일 오후 1시 45분, 서울 강남의 한 주민센터. 그곳 전화기로 48세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상대가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자 화가 나 그날 문자메시지 다섯 건을 보냈고, 이듬해 8월에도 다섯 건을 더 보냈습니다. 검찰은 협박에 더해 보복 목적 협박(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까지 걸어 기소했습니다.
무엇을 했나
전화 1회 · 문자메시지 10건
유리하게 본 사정
- 피고인의 장애 정도와 상대방과의 관계, 당시 상황을 종합하면 자신의 억울하거나 서운한 감정을 나타낸 것으로 볼 여지가 큼
- 문자 중 상당 부분은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는 내용 자체가 없음
- 문자는 1시간 반 이내에 다섯 개씩 전송된 것으로, 반복성을 인정할 만한 횟수와 빈도가 아님
불리하게 본 사정
- 고소인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함
비슷한 상황이라면
협박죄에서 법원이 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는가, 둘째 그 판단은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주변 상황·관계와 지위·친숙한 정도를 종합해서 하며(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도10451 판결), 셋째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이어야 하고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을 정도면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는 것입니다.
문자를 여러 번 보냈다고 곧바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되지도 않습니다. 대법원은 각 행위 사이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같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를 하나의 반복적 행위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회성이거나 이어지지 않는 단발성 행위가 몇 번 있었던 것에 불과하면 이 죄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4351 판결).
다만 무죄까지 가는 과정은 짧지 않았습니다. 2019년과 2020년의 일로 기소돼 2022년 12월 23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5월 11일 항소를 기각했습니다(2023노136). 그 사이 보복 목적 협박 혐의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무죄는 결과이지 과정이 아닙니다.
법원은 문제 된 말과 문자를 세 갈래로 나눴습니다. 억울하거나 서운한 감정을 나타냈을 뿐 해악의 고지로 볼 내용이 없는 것, 구체적 해악에 이르지 않은 추상적인 것, 감정적인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의 표시 또는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준에 그친 것입니다. 「죽여 버리겠다」는 전화는 마지막 갈래로 봤습니다. 고소하거나 방송국에 제보하겠다는 표현도 대상 행위가 적시되지 않아 실현 가능한 해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판결문이 인정한 배경 사실도 판단에 쓰였습니다. 피고인은 뇌성마비로 2급 장애인이고, 심리평가에서 중간 정도 지적 장애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고소인은 피고인 오빠의 배우자로 당시 이혼소송 중이었고, 2021년 4월쯤 이혼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피고인은 2017년 같은 고소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일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보복 목적이 있었는지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