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1미터 움직였습니다
이 사건, 처벌은?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2. 5. 20.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사건(2021고정885)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죄명
-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 선고
- 무죄
- 법원이 인정한 농도
- 법원이 인정한 운전 당시 농도 — 없음 (상승기 가능성)
- 판결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5. 20. 선고 2021고정885
무슨 일이 있었나
2020년 12월 31일 저녁 8시부터 소주 두세 잔을 마시고 8시 40분쯤 음주를 마친 뒤, 서울 성북구의 주차장에서 세워져 있던 차를 약 1미터 움직였습니다. 부딪힌 차의 주인과 언쟁 끝에 112 신고가 됐고, 밤 10시 3분에 잰 측정치는 0.067%였습니다. 검사는 운전 당시 0.060%였다고 보고 기소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농도
법원이 인정한 운전 당시 농도 — 없음 (상승기 가능성)
유리하게 본 사정
- 음주를 마친 지 약 83분 뒤 측정돼, 상승기이거나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불명확한 시점으로 판단됨
- 위드마크 공식은 하강기를 전제로 운전 당시 농도를 역추산하는 방식임
불리하게 본 사정
- 측정치 0.067%로 기준치(0.03%)의 두 배를 넘음
비슷한 상황이라면
측정치가 기준의 두 배였지만 무죄가 나온 이유는 측정 시점이었습니다. 음주운전은 운전할 때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어야 성립하고,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이 사건은 술을 다 마신 지 83분 뒤에 측정이 이뤄져, 운전 당시 농도가 올라가는 중이었는지 내려가는 중이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마신 뒤 30~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고 그 뒤 서서히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구간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거꾸로 계산할 수 있지만, 올라가는 구간은 오르는 속도를 산정할 과학적 자료가 없습니다. 재판부는 상승기이거나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불명확한 시점이라고 보고, 역산한 수치를 운전 당시 농도로 쓸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약 1미터라는 거리는 무죄의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였다면 주차장 안이라도 운전이고, 거리는 유죄일 때 형의 크기를 정하는 사정에 그칩니다. 같은 목록의 「1미터 움직이고 900만 원을 냈습니다」가 같은 법원에서 같은 1미터로 벌금 900만 원을 받은 사건입니다. 그 사건은 동종 전과와 CCTV로 깨진 변명이 금액을 정했습니다.
숫자가 깨져도 늘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80미터를 움직였습니다」는 기소된 0.053%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마신 양과 걸음걸이·얼굴색 같은 정황으로 0.03% 이상은 인정돼 벌금 200만 원이었습니다. 또 면허 행정처분은 형사재판과 별도로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라 진행되므로, 형사 결과와 면허의 결과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판결문은 운전 시각도 따로 확인했습니다. 공소사실은 운전 시각을 밤 9시 14분경으로 적었지만, 법원이 블랙박스 영상으로 확인한 운행 시각은 저녁 8시 43분 31초부터 44분 1초 사이였고, 9시 14분은 경찰이 출동한 시각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런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피고인이 9시 14분경 혈중알코올농도 0.060%의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판례(2013도6285)는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도 그것만으로 무조건 증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 수치와 처벌기준치의 차이, 음주 시간과 양, 측정 당시 행동, 사고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 판결문은 그 가운데 음주를 마친 뒤 측정까지 걸린 시간과 위드마크 공식의 전제를 들어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