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 입건된 개, 목줄은 정자 기둥에 걸려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3년 10월 아침 8시 무렵, 서울 은평구의 한 근린공원 산책로. 로트와일러를 키우는 견주가 정자에서 쉬면서 목줄을 기둥 윗부분에 걸어만 두었습니다. 지나가던 45세 여성의 스피츠를 본 로트와일러가 낡은 목줄을 끊고 달려들었고, 자기 개를 지키려던 여성이 바닥에 넘어져 뒹굴었습니다. 이 개는 전에도 사람과 다른 개를 물어 견주가 네 차례 형사입건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개 · 어떤 상황
우측 고관절 염좌 등 · 약 2주 치료
유리하게 본 사정
- 입마개와 가죽 목줄을 착용시킨 상태였다고 주장(받아들여지지 않음)
불리하게 본 사정
- 같은 개로 네 차례 형사입건된 전력이 있어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점
- 이용자가 많은 공원 산책로에서 목줄을 기둥에 걸어만 두고 고정하지 않은 점
- 낡아 끊어지기 쉬운 목줄을 오래 쓴 점
- 사고 뒤에도 주의의무를 다했다며 책임을 회피한 점
- 피해회복 노력이 없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개가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견주에게 가장 흔히 적용되는 죄는 과실치상입니다(형법 제266조 제1항). 법정형이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뿐이라 징역형이 없고,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래서 많은 개 물림 사건이 약식명령 벌금 수십만~200만 원 선에서 끝납니다. 이 사건도 처음에는 약식명령이 나왔는데, 견주가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오히려 형이 법정 최고액인 500만 원으로 올라갔습니다.
형이 올라간 이유는 판결문에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이 로트와일러는 전에도 사람과 다른 개를 공격해 견주가 네 차례나 형사입건된 개였습니다.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용자가 많은 산책로 정자 기둥 윗부분에 목줄을 걸어만 두었고, 그 목줄은 오래 써서 낡아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로 봤습니다. 사고 뒤 법정에서 「입마개도 씌웠고 목줄이 끊어질 줄은 몰랐다」며 책임을 부인한 태도, 피해회복 노력이 없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사정도 함께 불리하게 적혔습니다.
견주는 항소하면서 과실도, 상해와의 인과관계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다퉜지만 2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25노662)은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양형에 대해서도 「1심과 비교해 달라진 사정이 없고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도3260)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사정 없이 형을 깎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같은 목록을 보면 치료 기간이 12주인 사건이 금고 4개월, 3주인 사건이 금고 4년 실형까지 나왔습니다. 금고형이 나온 사건들은 과실치상이 아니라 중과실치상(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제268조)이나 동물보호법 위반이 함께 적용된 경우입니다. 개 물림 사건에서 형을 가르는 것은 상처의 크기보다 견주가 위험을 얼마나 미리 알았는지, 그리고 어떤 죄명으로 기소됐는지입니다.
소송경과
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고정804 (2025. 6. 18.) 벌금 500만 원 → 2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노662 (2026. 4. 9.) 피고인 항소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