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분리대를 받은 대리기사, 94m 앞에 차를 세웠고 무죄가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대리운전 기사가 2024년 7월 22일 밤 8시 33분쯤 비 오는 서울 용산구 이촌로 편도 2차로에서 손님의 그랜저를 몰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수리비는 150만 원이었고 분리대 파편이 도로에 떨어졌습니다. 기사는 그 자리에 서지 않고, 차주가 「위험하니 우리 아파트 입구에 세우고 확인하자」고 해 약 94m 떨어진 아파트 정문까지 간 뒤 차를 세웠습니다.
무슨 사고 · 어떤 피해
중앙분리대 파손 · 그랜저 수리비 150만 원
유리하게 본 사정
- 단독사고이고 밤에 비까지 내려 분리대 파편이 도로에 떨어진 것까지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 차주의 지시로 약 94m 떨어진 아파트 정문에 차를 세웠고, 편도 2차로에 세우는 것보다 뒤차 사고 위험을 줄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 아파트 안에 주차한 뒤 곧바로 현장에 돌아왔고 이탈하려던 정황이 없는 점
- 보험 접수가 늦어진 것은 대리운전 보험사 확인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불리하게 본 사정
- 객관적으로는 즉시 정차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사람이 다치지 않고 물건만 부서진 사고라도, 운전자는 곧바로 정차해 도로의 위험을 없애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하지 않으면 사고후미조치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48조). 다만 이 죄는 고의범이라,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떠났다는 점이 증명돼야 합니다.
대리기사는 비 오는 밤 편도 2차로에서 조향을 잘못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습니다. 파편이 도로에 떨어졌지만 그 자리에 서지 않았고, 차주가 「위험하니 우리 아파트 입구에 가서 세우고 확인하자」고 해서 약 94.2m 떨어진 아파트 정문까지 가서 차를 세웠습니다. 10분 넘게 지나 현장으로 돌아왔고, 그 뒤 15분 넘게 지나 보험사에 접수했습니다. 1심은 즉시 정차하지 않은 것 자체로 고의가 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은 객관적으로 즉시 정차하지 않은 건 맞다고 하면서도 고의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단독사고였고 밤에 비까지 와서, 차가 부서진 것 말고 분리대 파편이 도로 위험을 만들었다는 것까지 알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간 빗길 편도 2차로에 차를 세우는 것보다 아파트 정문에 세우는 편이 뒤따르는 사고 위험을 줄였다고 볼 여지도 있었습니다. 아파트 안에 주차한 뒤 바로 돌아왔고, 보험 접수가 늦어진 건 대리운전 보험사를 확인하느라 그랬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2004도74)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같은 목록의 「중앙분리대를 받고 그냥 갔습니다」 사건은 같은 중앙분리대 사고인데 음주까지 붙어 벌금 800만 원이었습니다. 「그냥 갔는데 뺑소니가 아니었습니다」 사건도 일관된 진술, 이탈하려던 정황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가 났습니다. 같은 「그 자리에 서지 않음」이라도 어디에 왜 섰고 얼마 만에 돌아왔는지가 결론을 갈랐습니다.
소송경과
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고정317 (2026. 3. 5.) 벌금 300만 원 → 피고인 항소 → 2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노210 (2026. 9. 10.) 원심 파기,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