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건 중 39건 무죄, 벌금 1,500만 원이 100만 원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
근로복지공단 재활보상부 직원이 2016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친분이 있는 노무사와 노무사·변호사 사무실 직원들의 부탁을 받고 대리권을 절차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재해근로자들의 산재보험 정보를 조회해 전화로 알려줬습니다. 검사는 40건을 기소했고, 1심은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무슨 정보 · 어디로
재해근로자 1명의 장해심사결과·장해등급 누설
유리하게 본 사정
- 급여 지급 여부·지급액·지급일, 민원서류 명칭 같은 정보는 보험급여 청구·지급 절차에 관한 정보일 뿐 개인정보로 보기 어려움
- 장해등급을 알려줬다고 보려면 통화 당시 이미 등급이 결정돼 있었다는 점이 사람마다 증명돼야 하는데 그 증명이 없음
- 사업장 명칭은 대리 업무를 하던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임
-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임
불리하게 본 사정
- 대리권을 절차대로 확인하지 않고 친분 있는 사람들의 부탁으로 시스템을 조회한 점
- 장해등급 결정 다음 날 등급과 심사결과를 조회한 뒤 72초간 통화해 알려준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사람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공공기관 직원이 시스템을 조회해 외부에 알려주는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처벌하려면 먼저 넘어간 정보가 법이 말하는 「개인정보」여야 합니다. 이 사건은 그 경계를 정보 종류별로 하나하나 나눈 판결입니다.
법이 정의하는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개인을 알아볼 수 있거나,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정보입니다(제2조 제1호). 2심은 장해등급과 승인 여부, 장해심사결과는 재해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정보라서 개인정보라고 봤습니다. 반면 장해급여·휴업급여의 지급 여부와 액수, 지급일, 접수된 민원서류의 명칭, 지급확인원 발급 내역은 보험급여 청구와 지급 절차에 관한 정보일 뿐이라며 개인정보로 보지 않았습니다. 명칭만 있고 무엇을 알려줬는지 구체적이지 않은 정보도 증명이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장해등급 부분도 대부분 무죄였습니다. 상대방은 등급이 나왔는지 확인하려고 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통화 당시 아직 등급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아직 안 나왔다」고 말한 것은 개인정보 제공이 아닙니다. 그래서 날짜마다 이미 등급이 결정돼 있었다는 점이 사람별로 증명돼야 했고, 그게 증명된 것은 공단이 등급을 결정한 다음 날 조회하고 72초간 통화한 1건뿐이었습니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2022도4510)은 모두 기각했습니다.
같은 목록의 개인정보 사건을 보면 233명의 정보가 넘어간 사건이 벌금 50만 원, 1명의 정보인데 징역 4개월 집행유예가 나온 사건도 있습니다. 인원 수가 형을 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기소된 건수가 40건이었지만 무엇이 개인정보인지, 언제 알려줬는지를 따지자 유죄가 1건으로 줄었고 형도 1,500만 원에서 100만 원이 됐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 하나하나가 따로 증명돼야 합니다.
소송경과
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정623 (2020. 12. 3.) 벌금 1,500만 원 → 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노3961 (2022. 4. 18.) 원심 파기, 벌금 100만 원·39건 무죄 → 대법원 2022도4510 (2023. 2. 23.) 검사·피고인 상고 모두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