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담보로 잡힌 기계 2대를 해외 법인에 팔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회사 대표인 피고인은 2013년 은행에서 시설자금 1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공장 기계 17대를 담보로 잡혔습니다(채권최고액 12억 원). 2015년 10월, 그중 레이저 가공기 2대를 은행의 허락 없이 자신이 지분을 가진 중국 법인에 6,300만 원에 팔아 넘겼습니다. 이 기계는 2년쯤 전 한 대에 1억 1,750만 원을 주고 산 것이었습니다. 변호인은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퉜지만, 피고인은 재판 막바지에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누구 돈 · 어디에
은행 1곳 · 기계 2대 (시가 불상, 매도가 6,300만 원)
유리하게 본 사정
- 피해 은행과 합의한 점(양형기준상 처벌불원)
-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는 점
- 변호인 의견과 달리 공판 막바지에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점
불리하게 본 사정
- 은행에 손해를 끼치는 행동임을 분명히 알면서 자신이 지분을 가진 중국 법인으로 담보물을 빼돌린 점
- 한 대에 1억 1,750만 원에 산 기계를 2년 만에 처분한 것이라 가치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어겨 이익을 얻고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면 배임죄입니다(형법 제355조 제2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은행과 합의했어도 재판은 그대로 진행됐고,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참작됐습니다.
변호인은 물건을 두 사람에게 판 매도인은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8도10479)을 들었습니다. 법원은 매매계약만 맺은 매도인과, 담보계약을 맺고 돈을 받은 뒤 담보물을 맡아 두는 사람은 다르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은행이 처분을 허락해 줄 줄 알았다는 주장도, 은행이 대체 담보를 거절했고 허락이 없다는 것을 알고 팔았다는 증거가 있다며 배척했습니다.
이 판결 뒤인 2020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동산담보로 물건을 제공한 채무자가 그 물건을 처분해도 채무자는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2019도14770). 이 판결이 따른 법리와 다른 결론이어서, 같은 사안이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계 값이 확정되지 않자 법원은 권고형을 두 가지로 적었습니다. 1억 원 미만으로 보면 기본 징역 1개월~10개월, 매도가를 기준으로 하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유형으로 기본 징역 6개월~2년입니다. 선고된 8개월은 두 범위에 모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