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 148억 원을 빌린 것처럼 가져가고 협력업체 대금 52억 원도 주지 않아, 징역 6년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휴대전화 외장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던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지분 68%를 가진 대주주입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55번에 걸쳐 회사 돈 148억 580만 원을 자기가 빌리는 것처럼 처리해 가져갔고, 대부분을 베트남 건물 신축 사업 투자와 개인 사업체 운영비로 썼습니다. 회사에 나와 일하지 않는 아내에게는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63번에 걸쳐 급여와 상여금으로 약 9억 453만 원을 줬습니다. 회사가 부도 직전이던 2016년 3월부터 6월까지는 협력업체 5곳에 대금을 줄 것처럼 주문해 약 52억 1,044만 원어치 물품을 받았고, 6월 30일 영업을 멈췄습니다.
누구 돈 · 어디에
회사 1곳 약 157억 원 (횡령·배임) · 협력업체 5곳 약 52억 1,044만 원 (사기)
유리하게 본 사정
- 회사와 협력업체 1곳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 같은 종류의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불리하게 본 사정
- 대표이사로서의 임무를 어기고 수년 동안 회사 자금 14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점
- 일하지 않은 아내에게 급여를 줘 회사에 약 9억 원의 손해를 끼친 점
- 협력업체들에 5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치고 지금까지 30억 원 이상을 갚지 못해 죄질이 매우 나쁜 점
- 협력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그중 1곳은 회생 신청까지 한 점
- 처벌을 원하지 않은 1곳을 뺀 나머지 협력업체들이 엄한 처벌을 원하는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회사 돈을 맡아 관리하는 대표이사가 그 돈을 가져가면 업무상횡령입니다(형법 제356조). 가져간 돈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고,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1호).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재판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이 사건은 경합범 가중까지 더해 법률상 처단형이 징역 5년~45년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이사회 결의와 대여금 약정서를 갖춘 정상적인 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회사는 주주와 별개의 권리 주체이므로, 대표이사가 회사 돈을 사적으로 쓰면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횡령이라고 봤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사들에게 돈의 쓰임새를 알리지 않았고, 매년 말 갚는 날짜를 한꺼번에 미뤘으며, 이자를 현금으로 낸 적도 없었습니다.
아내 급여 부분은 검사가 업무상횡령으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업무상배임으로 판단했습니다. 두 죄는 같은 성질의 재산범죄이고 형도 같아서, 피고인의 방어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으면 공소장을 바꾸지 않고도 다른 죄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정해 뒀더라도 실제로 일하지 않는 임원에게 정기적으로 보수를 주는 것은 배임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물품 거래에서 사기는 거래 당시 대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계속 거래하던 사이라도 신용 상태가 나빠져 대금을 못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 사정을 숨기고 물건을 받으면 사기의 고의가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회사는 부도 사흘 전 주 거래처에서 받은 약 48억 원을 직원 임금과 퇴직금 등에 먼저 썼고, 부도 당일 오전까지 협력업체에 납품을 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