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당할 수 있다」 말했지만 무죄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 기관에서 퇴사한 직원이 채용비리를 감사원에 제보하고 임금체불을 고용노동부에 진정했습니다. 그 직원의 남편은 같은 기관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내의 아이디로 내부 시스템에 접속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영지원부장과 정책기획본부장은 2018년 5~6월 남편을 여러 번 불러 「징계위원회 회부와 형사고발이 될 수 있다, 아내에게 진정을 취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라」고 했고, 아내는 진정을 취하했지만 각서는 거부했습니다.
누구에게 · 무엇을 하게 했나
임금체불 진정 취하 · 각서 요구(거부)
유리하게 본 사정
- 대화 전체를 보면 고발·불이익을 하겠다는 태도라기보다 징계를 낮추거나 고발을 피할 방법을 권유한 것으로도 보임
- 두 사람에게 징계권이나 형사고발 권한이 없어 객관적으로 해악을 가할 지위가 아니었음
- 남편도 이들이 직접 불이익을 주거나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임
- 아내는 직접 요구를 듣지 않았고 남편에게서 「상사들이 각서를 요구하더라」 정도만 들었음
불리하게 본 사정
- 제보·진정을 한 사람의 가족을 불러 형사고발·징계를 언급하며 진정 취하와 각서를 요구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강요죄(형법 제324조 제1항)의 협박은 상대의 의사결정 자유를 제한할 만큼 겁을 먹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어떤 지위에서, 어떤 맥락으로 했는지에 따라 협박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형사고발」「징계위원회」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했는데도 협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에 띕니다.
1심은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대화 전체를 보면 남편을 고발하거나 불이익을 주겠다는 태도로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징계 수위를 낮추거나 고발을 면할 방법을 설득하고 권유한 것으로도 보인다는 점. 둘째, 두 피고인에게는 징계권도 형사고발 권한도 없어 객관적으로 해악을 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 셋째, 남편 역시 이들이 직접 불이익을 주거나 주도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아내에 대한 강요미수도, 아내가 직접 요구를 들은 적이 없고 남편에게서 「상사들이 각서를 요구하더라」는 말만 들었다는 이유로 실행의 착수조차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검사는 항소하며 아내에게 직접 전화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2심은 대법원 판례(2015도11428)를 들어 1심이 증인신문을 거쳐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경우 항소심에서 일부 반대 정황이 나와도 1심의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 뒤집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무죄 판결이 항소심에서 잘 뒤집히지 않는 이유가 이 기준에 있습니다. 다만 진정 취하라는 결과는 실제로 일어났고, 형사상 무죄와 별개로 사용자의 이런 대응이 노동관계법상 다른 문제가 되는지는 이 판결이 다룬 범위가 아닙니다.
같은 목록의 순천 사건은 「사과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내용증명 한 장으로 벌금 200만 원이 나왔습니다. 두 사건 모두 고발을 지렛대로 썼지만, 순천 사건은 요구하는 쪽이 직접 고발 의사를 문서로 밝히고 실제로 고발까지 했고, 이 사건은 권한 없는 사람들의 설득조 대화로 평가됐습니다. 강요죄에서는 해악을 실제로 가할 수 있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알렸는지가 유죄와 무죄를 가릅니다.
소송경과
1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고정1326 (2021. 1. 14.) 무죄 → 2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노85 (2021. 7. 22.) 검사 항소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