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뒤 해고예고, 그런데 무죄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직원 15명 남짓의 어린이·청소년 영자신문사. 편집부 기자가 상급자에게 욕설을 들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고, 대표는 2020년 4월 근로계약 해지를 예고하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했습니다. 주간회의 참석도 막았고 기자는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퇴직했습니다. 5년쯤 지나 기자가 형사 고소했고, 검사는 신고를 이유로 한 퇴사 종용·업무 배제·해고 고지라며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누가 신고했고 · 무엇이 돌아왔나
해고예고 통지 · 주간회의 배제 · 권고사직
유리하게 본 사정
- 욕설은 점심시간에 신고자가 여러 번 거절에도 따지다 자극적인 말을 하자 상급자가 일시 흥분해 한 말로,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으로 보기 어려움
- 대표가 신고 때마다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했으나 대부분 신고자의 업무태도·말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됨
- 무단결근·조퇴 등 근무태도 문제가 있었고 근로계약서에 근무태도 불량이 해지 사유로 적혀 있었음
- 신고자가 당시 부당해고 불복 절차를 밟지 않고 5년쯤 지나 형사 고소함
불리하게 본 사정
- 신고 직후 해고예고와 회의 배제가 이어졌다는 시간적 근접성
비슷한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09조 제1항). 그런데 처벌하려면 그 처우가 「신고를 이유로」 한 것이어야 합니다. 재판부는 노동청 신고자에 대한 보복을 다룬 대법원 판례(2012. 10. 25. 선고 2012도8694)의 법리가 괴롭힘 신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처우의 경위와 시기, 사용자가 든 사유가 명목에 불과한지, 주로 보복으로 이뤄졌는지를 종합해서 본다는 기준입니다.
먼저 신고 내용부터 따졌습니다. 법이 정의하는 괴롭힘은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고통을 주는 행위입니다(제76조의2). 기록상 상급자의 욕설은 점심시간에 신고자가 여러 번 그만하자는 요청에도 불만을 쏟아내며 다투다 자극적인 말을 하자 일시 흥분해 나온 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은 해고예고의 이유였습니다. 대표는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했지만 대부분 신고자의 업무태도에서 비롯된 문제로 파악됐고, 동료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한 정황과 무단결근·조퇴 기록도 있었습니다. 근로계약서에는 근무태도 불량이 해지 사유로 적혀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해고예고와 권고사직이 보복이라기보다 정상 근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합리적 조치라고 봤고, 신고자가 당시 불복 절차를 밟지 않다가 5년쯤 지나 형사 고소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목록에서 신고자 두 명을 해고한 대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신고 뒤에 해고가 뒤따랐지만, 그 사건은 대표 본인이 괴롭힘의 당사자였고 해고 외에 다른 사유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 죄는 결과가 같아 보여도 신고 내용이 실제로 괴롭힘이었는지, 처우에 신고 말고 다른 실질적인 이유가 있었는지에 따라 유죄와 무죄가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