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녹음기를 설치했습니다
이 사건, 처벌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 3. 21. 통신비밀보호법위반 사건(2022고합959)에서 선고유예 (유예할 형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습니다.
- 죄명
- 통신비밀보호법위반
- 선고
- 선고유예 (유예할 형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
- 어디서 · 어떻게
- 주거지 거실 · 녹음 1회 + 소송 증거 제출
-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3. 21. 선고 2022고합959
무슨 일이 있었나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의심하고 증거를 모으려고, 인터넷으로 산 소형 녹음기를 함께 살던 주거지에 설치했습니다. 그 집 거실에서 배우자와 상대방, 배우자의 어머니와 삼촌이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들었습니다. 이후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심에 그 녹음자료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어디서 · 어떻게
주거지 거실 · 녹음 1회 + 소송 증거 제출
유리하게 본 사정
-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 이혼 후 자녀들의 양육비를 책임지고 있는 점
불리하게 본 사정
- 공무원 지위에 있으면서 위법하게 녹음한 내용을 소송의 증거자료로 제출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피고인이 없는 자리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이 죄의 핵심입니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이고, 벌금형이 없습니다(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1호). 이 사건은 함께 살던 집 거실에 소형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와 상대방, 배우자의 어머니와 삼촌이 나눈 대화를 녹음하고 들었습니다.
녹음 파일을 소송 증거로 낸 순간 죄가 하나 더 붙었습니다. 피고인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심에 녹음자료를 제출했고, 이는 불법으로 알게 된 내용을 공개·누설한 행위로 같은 법정형이 적용됐습니다(같은 항 제2호). 판결문은 분쟁의 발단이나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 불문하고 위법한 녹음을 증거로 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적었습니다. 불법 녹음물은 재판에서 증거능력도 없습니다(제4조).
결과는 징역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였습니다. 법률상 처단형은 징역 6개월~7년 6개월 및 자격정지 1년~3년 9개월이었고, 이 죄에는 양형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습니다. 판결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이혼 후 자녀들의 양육비를 책임지고 있는 점을 유리하게 봤고, 공무원 지위에 있으면서 위법한 녹음을 증거로 낸 점을 불리하게 적었습니다.
같은 동기로 시작한 사건들도 결과가 갈렸습니다. 「배우자 차 뒷좌석에 공기계를 넣어뒀습니다」는 의심이 실제로 위자료 소송에서 인정됐는데도 녹음한 쪽이 선고유예를 받았습니다. 「내 험담을 하는 줄 알고 몰래 녹음해 단톡방에 올렸습니다」는 단톡방 공유까지 가서 징역형 집행유예와 자격정지가 나왔습니다. 반면 「통근버스 안에서 녹음했는데 무죄입니다」는 녹음한 사람이 같은 차에 타고 있었고 말한 사람도 개의치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타인 간의 대화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주문은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였습니다. 법원은 먼저 징역 6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유예할 형으로 정한 뒤, 형법 제59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그 선고를 미뤘습니다. 제2항은 징역과 자격정지처럼 형을 함께 과하는 경우에도 선고를 유예할 수 있게 한 조항입니다. 양형의 이유에는 대화 당사자들 모두와 원만히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도 유리한 사정으로 적혔고, 선고유예에서 이를 거듭 참작했습니다.
처단형의 자격정지 범위 1년~3년 9개월에는 각주가 붙었습니다. 정상참작감경은 징역형에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 자격정지에 제5호가 적용돼 범위가 줄었지만, 형법 제44조 제1항이 자격정지를 1년 이상 15년 이하로 정하고 있어 감경해도 1년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경합범 가중은 녹음보다 죄질이 더 무겁다고 본 누설죄의 형을 기준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