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카메라를 피하려고 화분으로 번호판을 가렸고, 벌금 100만 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2월 1일 낮,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있는 약국 근처에 승용차를 세웠습니다.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고 앞 번호판 앞에 화분을 놓고, 트렁크 문을 열어 두어 번호판을 알아보기 어렵게 했습니다. 단속원이 화분을 치웠지만 피고인은 화분을 다시 옮겨 번호판을 가렸고, 차는 4시간 넘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약식명령으로 벌금 70만 원이 나왔는데, 정식재판에서 1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어떤 차 · 무엇을
직접 피해자 없음 · 번호판 가림 1회 (불법 주차 4시간 넘게)
유리하게 본 사정
- 판결문에 유리한 정상으로 적힌 사정이 없습니다
불리하게 본 사정
- 주정차 단속을 피하려고 번호판을 가린 일로 이미 벌금형을 받은 같은 종류의 전과가 있는 점
- 번호판을 가린 동기가 단속을 피하려는 것이어서 의도가 저열한 점
- 단속원이 번호판을 가린 화분을 치웠는데도 화분을 다시 옮겨 번호판을 가린 점
- 번호판을 가린 곳이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습 주정차 위반 구역으로 보이는 점
- 불법으로 주차한 시간이 4시간을 넘는 점
- 법정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자동차 등록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되고, 그런 자동차를 운행해서도 안 됩니다(자동차관리법 제10조 제5항). 어기면 제81조에 따라 처벌되며, 현행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번호판에 무언가를 붙이지 않고 화분처럼 차 앞에 물건을 놓아 가려도 이 조항으로 유죄가 됐습니다. 피해자가 따로 없는 죄라 합의나 처벌불원이 문제 되지 않습니다.
주정차 위반 자체는 보통 과태료로 끝나는 행정 제재입니다. 그런데 단속을 피하려고 번호판을 가리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벌금형도 형사처벌이어서 전과로 남습니다.
약식명령은 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만으로 벌금을 정하는 절차입니다. 피고인이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해도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벌금을 징역으로 바꾸는 것)은 선고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다만 같은 벌금 안에서 액수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고, 그때는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이 판결문은 누가 정식재판을 청구했는지는 적지 않았지만, 70만 원을 올리는 이유를 항목별로 적었습니다.
주문에는 가납명령이 붙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벌금에 해당하는 돈을 먼저 내게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10만 원을 하루로 계산해 노역장에 유치되고, 이 사건에서는 10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