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빌려주면 1% 준다」는 글에 경찰관이 연락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텔레그램에서 계좌를 모아 넘기던 일당이 2025년 7월 경산의 한 커피숍에서 「남의 통장을 빌려 그 계좌에 들어온 돈을 가로채자」고 모의했습니다. 피고인은 다음 날 텔레그램에 「코인장, 개인장 매입한다. 통장을 주면 입금액의 1%를 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을 보고 연락해 온 사람과 약속을 잡아 장소를 일당에게 알려줬습니다. 일당은 구미종합터미널 주차장에서 통장, 체크카드, OTP와 운전면허증을 받았는데, 건넨 사람은 인천계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었습니다.
무엇을 · 어떤 명목으로
대가 약속 접근매체 대여 · 4명 공모
유리하게 본 사정
-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적은 없음
-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반성함
- 수사에 적극 협조함
불리하게 본 사정
- 범행에 쓰기 위해 접근매체를 대여받음
-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고 공범 두 명을 범행으로 이끎
- 다른 범죄로 2015년과 2018년 실형 전력
- 접근매체 양도, 휴대전화 회선 제공 등으로 여러 차례 벌금형 전력
비슷한 상황이라면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통장, 체크카드, OTP 같은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하는 것, 대가를 주고받거나 약속하면서 빌려주거나 빌려받는 것 등을 금지합니다. 이 사건 피고인은 「입금액의 1%」라는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빌려받은 쪽이라 제6조 제3항 제2호가 적용됐습니다. 통장 주인이 아니라 통장을 모으는 사람도 똑같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판결에 적힌 범행 구조는 이렇습니다. 먼저 구속기소된 공범이 텔레그램 대화명 「C」로부터 계좌를 구해 달라는 지시를 받고 3월부터 피고인 등과 함께 여러 사람에게서 접근매체를 받아 전달해 왔습니다. 그러다 7월에 전달하는 대신 빌린 계좌에 들어온 돈을 직접 가로채자는 제안을 했고, 피고인 등이 승낙했습니다. 피고인은 홍보 글을 올려 통장 주인을 모으고 만남 장소를 알려주는 역할이었습니다.
실제로 연락해 온 사람은 경찰관이었고, 경찰관 명의의 통장과 OTP를 공범이 들고 있는 사진이 증거로 제출됐습니다. 판결에는 그 통장으로 생긴 피해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죄는 계좌가 실제로 범행에 쓰였는지와 관계없이 대가를 약속하고 접근매체를 빌려받는 순간 성립합니다. 재판부는 범행에 이용할 목적, 공범을 끌어들인 점, 접근매체 양도와 전기통신역무 제공으로 여러 번 벌금형을 받은 전력을 무겁게 봤고, 2심도 양형을 바꿀 사정이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목록을 보면 대출해 준다는 말에 속아 통장·체크카드·OTP를 넘긴 인천 사건(2023고정1356)은 벌금 300만 원, 유령법인을 세워 법인 계좌 4개를 넘긴 청주 사건(2025고단917)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였습니다. 이 사건은 넘긴 개수로는 비슷하지만 통장을 모으는 조직 쪽에서 움직였고, 같은 종류의 벌금 전력이 쌓여 있었다는 점에서 실형으로 갈렸습니다.
소송경과
1심 인천지방법원 2025고단5839 (2025. 10. 21.) 징역 6개월 → 피고인 항소(양형부당) → 2심 인천지방법원 2025노4417 (2026. 1. 21.) 항소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