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하러 온 집행관에게 내민 「폐업사실증명」
무슨 일이 있었나
웨딩드레스샵 주인이 동업자에게 돌려줘야 할 투자금 4,500만 원을 갚지 않다가 2022년 11월 23일 지급 판결을 받았습니다. 닷새 뒤 가게를 폐업 신고했고, 12월 14일 채권자가 집행관과 함께 드레스를 압류하러 오자 직원을 시켜 폐업사실증명 사본을 보여줬습니다. 시가 약 1억 8,000만 원어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같은 건물에서 웨딩 촬영업을 하는 남편이 쓸 수 있게 그대로 놓여 있었고, 압류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누구의 돈 · 어떻게 빼돌렸나
웨딩드레스·턱시도 약 1억 8,000만 원어치 압류 불능
유리하게 본 사정
- 드레스를 남편에게 넘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은 아니고 원래 장소에 그대로 둠
불리하게 본 사정
- 지급 판결 닷새 뒤 폐업 신고를 하고 집행관에게 폐업사실증명을 제시해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만든 점
- 실제로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못한 점
비슷한 상황이라면
강제집행면탈죄(형법 제327조)가 처벌하는 행위 중 하나가 재산의 「은닉」입니다. 대법원은 은닉을 강제집행하는 사람이 재산을 찾지 못하거나 찾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보고(2001도4759), 재산의 위치를 숨기는 것뿐 아니라 누구 소유인지 불분명하게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고 합니다(98도4558). 이 사건 재판부는 여기에 더해 소유관계를 흐리는 데 등기 명의 변경이나 다른 사람 명의의 새 사업자등록까지 필요하지는 않다고 적었습니다.
사실관계는 단순했습니다. 투자금 4,500만 원을 갚으라는 판결이 나온 지 닷새 만에 드레스샵을 폐업 신고했고, 채권자가 집행관과 함께 유체동산 압류를 하러 오자 직원을 통해 폐업사실증명을 보여줬습니다. 드레스와 턱시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지만 집행관은 압류하지 못했고, 집행불능조서가 작성됐습니다. 피고인은 남편이 쓸 수 있게 놔뒀을 뿐 숨긴 적이 없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양도한 적도 없으면서 폐업 증명으로 소유관계를 불분명하게 해 집행을 막았다며 은닉을 인정했습니다. 채권자가 실제 손해를 입지 않아도 위험만 있으면 성립한다는 판례(2003도3387)도 함께 인용됐습니다.
함께 기소된 남편은 무죄였습니다. 경찰 조사 때는 두 사람 모두 드레스를 무상으로 넘겨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 일관되게 부인했고, 재판부는 법정에서 부인하는 이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 증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남편이 폐업 사실을 강제집행 뒤에야 알았다는 주장도 배척할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수사기관 진술만으로 유죄를 만들기 어렵다는 형사재판의 원칙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같은 목록의 다른 강제집행면탈 사건들도 무죄부터 벌금, 징역형까지 갈렸고, 가족 앞으로 가등기만 해둔 사건은 무죄였습니다. 이 죄는 형법이 정한 네 가지 행위(은닉·손괴·허위양도·허위채무 부담) 중 하나에 들어맞는지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이 사건은 서류 한 장으로 소유관계를 흐린 것이 은닉에 들어맞는다고 본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