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총회를 관리사무소 CCTV로 녹음했습니다 — 도청은 아니라는데 벌금은 나왔습니다
이 사건, 처벌은?
인천지방법원은 2026. 7. 23.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은 무죄 판단) 사건(2026고합100021)에서 A(관리사무소장) 벌금 100만 원 · B(주민총대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죄명
-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은 무죄 판단)
- 선고
- A(관리사무소장) 벌금 100만 원 · B(주민총대표) 벌금 200만 원
- 어디서 · 어떻게
- 주민 약 30명이 참석한 주민총회를 관리사무소 CCTV 녹음 기능으로 녹음
- 양형기준
- 개인정보보호법 제72조 제1호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CCTV 목적 외 조작·녹음 기능 사용)
- 판결
- 인천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6고합100021
무슨 일이 있었나
인천의 한 아파트 주민총대표 B는 주민들에게 횡령을 의심받으며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증거를 모으겠다며 2025년 9월 관리사무소장 A에게 카카오톡으로 「다음 날 주민총회 때 관리사무소 CCTV 녹음 기능을 켜 두라」고 지시했고, A는 그대로 했습니다. 주민 약 30명이 참석한 총회 동안 CCTV 녹음 기능이 켜져 있었습니다. 총회에 온 한 주민이 낮에 관리소장에게서 「CCTV가 녹음까지 된다」는 말을 듣고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실제로 녹음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신고 전까지 약 10분 동안 B가 진행 중인 관리비 소송에 대해 주민들이 묻고 B가 답하는 대화가 녹음됐습니다.
어디서 · 어떻게
주민 약 30명이 참석한 주민총회를 관리사무소 CCTV 녹음 기능으로 녹음
유리하게 본 사정
-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함
- 관련 법령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저지른 것으로 보임
- 녹음 시간이 길지 않음
- 녹음 자료가 외부로 퍼진 정황이 없음
불리하게 본 사정
- 주민총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함
- 총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모으려는 목적으로 지시함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 판결은 같은 녹음을 두 법률로 따로 따졌습니다. 검사는 B를 통신비밀보호법위반으로도 기소했지만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고, 대화에 참여한 사람이 녹음하면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은 그 사람에게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13도16404)가 있습니다. B는 주민총회의 진행자이자 질문에 답한 대화 당사자였기 때문에 이 조항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정보보호법은 다른 각도에서 막습니다. 공개된 장소에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설치·운영하는 사람은 설치 목적과 다르게 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안 되고, 녹음 기능은 아예 쓸 수 없습니다(제25조 제5항). 녹음한 사람이 대화 당사자인지와 상관없이, CCTV로 녹음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반이 됩니다.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관리사무소장 A는 CCTV를 총괄하는 운영자 지위에 있었으니 직접 위반자입니다. 주민총대표 B는 운영자가 아니었지만 녹음을 지시해 함께 범행했습니다. 판결문은 B에게 형법 제33조 본문(신분이 없는 사람도 신분범에 가담하면 공범으로 처벌)을 적용했는데, 공소장에는 이 조항이 빠져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더해도 B의 방어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다며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추가했습니다.
형은 지시한 사람이 더 무거웠습니다. 실제로 기기를 조작한 관리소장은 벌금 100만 원, 지시한 총대표는 벌금 200만 원이었습니다. 양형 이유는 두 사람 모두 법령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녹음 시간이 약 10분으로 짧으며, 녹음이 밖으로 퍼진 정황이 없다는 점을 유리하게 봤습니다. 이 죄는 양형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상가,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중에는 녹음 기능이 있는 기종이 적지 않습니다. 기능이 있다는 것과 써도 된다는 것은 다릅니다. 공개된 장소의 CCTV에서 녹음 기능을 켜는 것은 목적이 분쟁 증거 수집이든 시설 관리든 개인정보보호법이 금지하는 행위입니다.
이 목록의 다른 통신비밀보호법 사건들은 대부분 징역형과 자격정지가 함께 선고됐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는 벌금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그 죄가 무죄로 빠지고 벌금형이 있는 개인정보보호법만 남아 벌금으로 끝났습니다. 같은 「몰래 녹음」이라도 누가, 어떤 기기로, 어떤 대화를 녹음했는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형의 종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